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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6일 연중 제22주간 목요일

9월6일 [연중 제22주간 목요일] 루카 5,1-11 <거짓말처럼, 기적처럼, 주님께서 다가오실 것입니다!> 고기를 ‘쪼금’ 잡아봐서 그런지, 밤새도록 애썼지만 한 마리도 잡지 못한 시몬 베드로의 심정이 백이십퍼센트 이해가 갑니다. 조과가 좋은 사람들은 일단 얼굴 표정부터 다릅니다. 넉넉하고 너그러운 마음, 보람되고 흐뭇한 얼굴입니다. 집에서 기다릴 식구들의 반가운 표정을 생각하니 벌써 가슴이 설렙니다. 회도 뜨고, 포도 뜨고, 매운탕도 끓일 생각에 콧노래가 저절로 나옵니다. 말수도 많아지고 목소리도 커집니다. 반면 조과는 커녕 첫수도 못한 사람들의 심정은 실망감과 허탈감에 부글부글 끓어오릅니다. 자연스레 행동도 소극적이고 의기소침해집니다. 목소리도 낮아지고 말수도 줄어듭니다. 마침내 단 한 마리도 낚지 못한 채, 낚싯대를 거둘 무렵의 심정은 참담함 그 자체입니다. 그렇게 꽝친 낚시꾼에게 괜히 말 걸었다가는, 제대로 화풀이 당할 가능성이 큽니다. 그저 조용히 있는 게 상책입니다. 시몬 베드로와 다른 제자들이 딱 그랬습니다. 큰 기대를 안고 밤새도록 애썼지만, 단 한 마리도 잡지 못했습니다. 밤새도록 거듭 반복된 헛 그물질에 기진맥진한 상태였습니다. 누군가가 괜히 말 걸었다가는 큰일 날 순간이었습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 그들 가운데 등장하십니다. 그리고 한 마디 거드십니다. “깊은 데로 저어 나가서 그물을 내려 고기를 잡아라.”(루카 복음 5장 4절) 그 말씀을 들은 시몬 베드로는 속으로 웃었을 것입니다. 고기잡이의 문외한인 예수님께서 고기잡이 전문가인 자신에게 조언을 해주신 것이 참으로 고깝게 들렸을 것입니다. ‘포크레인 앞에 삽질하시나?’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런 그의 내면의 표현이 “저희가 밤새도록 애썼지만 한 마리도 잡지 못하였습니다.” (루카 복음 5장 5절)인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몬 베드로 사도는 참 착하고 순종적인 사람이었습니다. 전문가적 판단에서 도저히 안 될 것이라는 것, 의미 없는 일이라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이렇게 말씀드립니다. “그러나 스승님의 말씀대로 제가 그물을 내리겠습니다.”(루카 복음 5장 5절) 결과는? 인생 한방이라고 대박이 터졌습니다. 그야말로 긴 연장전 승부에 마침표를 찍는 역전 만루 홈런이었습니다. 단 한 번의 그물질에 오랜 실패가 만회되었습니다. 우리의 주님은 바로 이런 분이십니다. ‘비참한 내 인생, 더 이상 아무런 의미가 없다. 내 인생은 이제 끝났다!’고 외치는 우리들에게 주님께서 조용히 다가오십니다. 나즈막한 목소리로 희망의 메시지를 건네십니다. 다시 시작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을 열어주십니다. ‘철저한 실패로구나. 쫄딱 망했구나.’라며 좌절하고 울부짖는 우리에게 주님께서 다가오십니다. 그저 함께 현존하십니다. 딱 한 말씀으로 그간의 어려웠던 국면을 180도 전환시켜주십니다. 다 끝난 것처럼 여겨질지라도, 조금 기다려 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거짓말처럼, 기적처럼, 주님께서 다가오실 것입니다. 새 출발의 기회를 주실 것입니다. 그러니 끝까지 희망해야겠습니다. 살레시오회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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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자백광열

등록일2018-09-06

조회수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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