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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28일 연중 제25주간 금요일

9월28일 [연중 제25주간 금요일] 루카 9,18-22 코헬렛 3,1-11 <지금 이 순간은 내게 어떤 때입니까?> 구약성경 가운데 아주 짧은 책이 한권 있습니다. 전체 합해봐야 12장, 222절 밖에 되지 않습니다. 15~20분이면 읽을 수 있는 책입니다. 한때 전도서라고도 했는데, 요즘은 코헬렛이라고 표현합니다. 첫머리에 저자에 대해 언급되고 있습니다. “다윗의 아들로서 예루살렘의 임금인 코헬렛의 말이다.”(코헬렛 1장 1절) 코헬렛에서는 인간 삶의 다양한 주제들을 다룹니다. 예를 들면 자연 질서의 순환, 재산의 축척, 적대 세력, 우정, 지도자의 덕행, 인생의 고통, 노년의 불행...특히 그중에서도 인생의 ‘허무’에 대해 자주 강조합니다. 제반 주제들을 다룰 때 마다 저자는 그 배경에 자리잡고 있는 것이 허무임을 밝힙니다. 그리고 결국 인생의 최종 결론은 죽음임을 천명합니다. 코헬렛 책의 첫 대목은 “허무로다, 허무!”에서 시작합니다. 맺음말 역시 “허무로다, 허무! 모든 것이 허무로다!”로 끝납니다. 짧은 코헬렛 서 안에 ‘헛되다’, ‘무슨 보람이 있으랴?’ ‘소용이 없다’ ‘바람을 잡는 일이다’라는 등 회의적인 표현이 자주 등장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코헬렛이 철저하게 염세주의나 허무주의에 함몰되어 있는 책은 아닙니다. 난다 긴다 할지라도 인간은 보잘 것 없는 존재라는 진리, 지금은 굳건히 두발로 서서 세상을 호령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한줌 흙이라는 진리를 기억하라는 가르침입니다. 결국 영원히 변하지 않는 절대적 존재이신 하느님을 경외하고, 그분께만 신뢰를 두라는 요청입니다. 오늘 첫번째 독서에서 코헬렛은 그 유명한 ‘때’에 대해서 가르침을 펼칩니다. “하늘 아래 모든 것에는 시기가 있고 모든 일에는 때가 있다. 태어날 때가 있고 죽을 때가 있으며, 심을 때가 있고 심긴 것을 뽑을 때가 있다. 죽일 때가 있고 고칠 때가 있으며, 부술 때가 있고 지을 때가 있다. 울 때가 있고 웃을 때가 있으며 슬퍼할 때가 있고 기뻐 뛸 때가 있다. 돌을 던질 때가 있고 돌을 모을 때가 있으며, 껴안을 때가 있고 떨어질 때가 있다.” (코헬렛 3장 1~4절) ‘인생은 타이밍’이라는 말을 많이 씁니다. 지금이 어느 때인가를 잘 파악하는 것, 우리네 인생사에서 참으로 중요합니다. 나설 때 나서야지, 아무 때나 나섰다고 큰코 다치기 십상입니다. 낄 때 끼어야지, 아무 때나 끼었다가 웃기는 사람으로 전락합니다. 시작할 때가 언제인지, 물러날 때가 언제인지를 잘 파악해야 인생의 추한 꼴을 보지 않습니다. 나서야 될때 안 나서서 손가락질 당하는 사람, 끝까지 안 물러나고 버티다가 욕이란 욕을 바가지로 먹는 사람들을 한두번 본게 아닙니다. 이런 면에서 세례자 요한은 참으로 때를 잘 파악할 줄 알았습니다. 구세사의 서막을 알려야 할 순간, 예언자로서의 깃발을 들어야 하는 순간, 이 세상 그 누구보다도 용감하고 당당하게 전면에 나섰습니다. 그리고 예수님께서 구세사의 전면에 등장하신 다음, 이제는 무대 뒤로 사라져야 할 순간이 찾아왔습니다. 그는 추호의 미련도 없이, 털끝만큼의 아쉬움도 없이 쿨하게 뒤로 물러났습니다. 그는 정녕 지혜로운 사람, 영으로 충만한 사람이었기에, 하느님께서 주신 때를 기가 막히게 파악할 수 있었습니다. 우리 인간의 행동은 아무 때나 가치가 있고, 아무 때나 성공을 가져다주는 것이 아니라, 올바로 선택한 때만이 가능합니다. 오늘 지금 이 순간은 어떤 때인가 식별하고 또 식별해봐야겠습니다. 기도 안에 침묵 속에 기다려야 할 때인가? 가슴을 치고 눈물을 흘리며 크게 성찰할 때인가? 백번 천번 예행연습을 거듭하면서 준비하고 또 준비할 때인가? 온 몸과 마음을 다해 전면에 나서야 할 때인가? 모든 행동을 멈추고 인생을 아름답게 마무리할 때인가? 살레시오회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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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자백광열

등록일2018-09-28

조회수4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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