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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17일 부활 제4주간 금요일

5월17일 [부활 제4주간 금요일] 사도행전 13,26-33 요한 14,1-6 <본질적으로 근심하는 존재, 인간> 3년 남짓 제자들과 동고동락하셨던 예수님에게 있어 제자들은 늘 안쓰러움, 안타까움으로 다가왔습니다.  큰 마음먹고 따라나서기는 했지만 아직도 스승의 정체에 대해 정확히 파악하지 못한 제자들이었습니다. 아직도 한쪽 발은 육의 세상에 다른 한쪽 발은 영의 세계에 들여놓은 어정쩡한 상태의 제자들이었습니다. 그런 연유로 온전한 투신, 완벽한 자기이탈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었습니다. 그러다보니 제자들 내면 깊숙한 곳에는 다양한 근심걱정들이 자리 잡고 있었습니다. 한곳에 정주(定住)하지 못하고 떠돌아다니는 생활에서 오는 불안함도 만만치 않았습니다. 집요하게 그물망을 좁혀오는 바리사이들의 존재도 큰 위협이었습니다. 과연 예수님을 따라나선 것이 좋은 선택이었는가 하는 의문도 꼬리를 물었습니다. 이런 제자들의 내면을 손바닥 들여다보듯이 파악하고 계셨던 예수님이셨기에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너희 마음이 산란해지는 일이 없도록 하여라. 하느님을 믿고 또 나를 믿어라.” 불안감에 떠는 제자들을 향해 예수님께서는 다른 무엇에 앞서 ‘믿음’을 지닐 것을 강조하십니다. 타성에 젖은 믿음, 막연한 믿음, 물에 물 탄 것 같은 미지근한 믿음이 아니라 제대로 된 믿음, 강렬한 믿음, 진심이 담긴 믿음을 요청하십니다. 근본적으로 인간은 불안정한 존재입니다. 성경에서도 인간을 끊임없이 방랑하는 존재, 불안정하게 이리저리 헤매는 존재로 묘사합니다. 마르틴 하이데거 역시 인간에 대해 ‘본질적으로 근심하는 존재’로 정의했습니다. 이 세상에 존재하는 인간이라면 누구나 예외 없이 근심을 지니고 살아갑니다. 어쩌면 이 세상에 존재한다는 것은 자신의 존재에 대해 걱정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살아있는 동안에야 근심과 걱정으로부터 해방될 수 없습니다.(안셀름 그륀, ‘다시 찾은 마음의 평화’, 성바오로 참조) 결국 근심은 자기 존재를 지속적으로 유지하기 위해서 가지는 현실적 두려움에서 생겨나는 것입니다. 인간 본성상 어쩔 수 없이 안고 살아가게 되는 근심 걱정, 그 앞에서 결국 해답은 마음 크게 먹은 일이더군요. 대범해지는 것입니다. 관대하게 마음먹는 일입니다. 최종적으로 주님께 항복하는 일입니다. 그분 손길에 우리 존재 전체를 내어맡기는 일입니다. 아무리 견디기 힘든 일이 다가와도 ‘하늘아래 별 일이 다 생기지’ 하며 그러려니 하는 것입니다. 이 한 세상 살아가면서 자주 맞이하게 되는 실패나 어려움을 당연시여기는 것입니다. 자신의 실존을 위한 염려에만 얽매이지 말고, 인간의 실존을 가능하게 했고, 인간을 잘 알고 계시며 인간을 위해 섭리하시는 하느님의 섭리에 믿음으로 자신을 내맡기는 작업이 우리에게 필요합니다. 결국 끊임없는 근심걱정, 갖은 고민거리에서 벗어날 수 있는 지름길은 그간 집중되었던 우리의 시선을 나 자신에게서 이웃에게로, 더 나아가서 하느님께로 돌리는 일입니다. “너희는 먼저 하느님의 나라와 그분의 의로움을 찾아라. 그러면 이 모든 것도 곁들여 받게 될 것이다. 그러므로 내일을 걱정하지 마라. 내일 걱정은 내일이 할 것이다. 그날 고생은 그날로 충분하다.”(마태오 6장 33-34절) 우리의 최종적인 지향, 궁극적인 관심이 무엇인가, 그것이 중요합니다. 만일 내가 나 자신에 대한 염려와 두려움을 가지고 나 자신에만 관심을 집중시킨다면 우리의 인생은 언제나 흔들릴 것입니다. 우리 삶 전체는 온통 걱정에만 사로잡힐 것입니다. 늘 나 자신의 안전만을 추구하니 항상 불안할 것입니다. 그러나 그대의 시선을 하느님께로 돌려보십시오. 많은 것이 순식간에 해결될 것입니다. 다른 무엇에 앞서 나 자신에게서 해방되니 마음이 편안해질 것입니다. 그토록 나를 짓눌렀던 나 자신으로부터 벗어나 하느님께로 나아가게 되니 삶은 장밋빛으로 변할 것입니다. 어떻게 해서든 마음의 평화를 얻도록 노력하십시오. 잔잔한 호수처럼 완벽한 평화, 그 어떤 풍랑 앞에서도 흔들리지 않을 견고한 평화. 결국 그런 평화는 우리의 삶을 온전히 주님께 맡기는 데서 출발합니다.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신 예수님께 온전히 봉헌하는데서 시작됩니다.   살레시오회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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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자백광열

등록일2019-05-17

조회수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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