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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1일 성 요셉 축일

5월1일 [노동자 성 요셉 축일] 마태오 13,54-58 <지고지순한 불멸의 사랑> 근로자의 날인 동시에 노동자 성 요셉 축일입니다. 짧게나마 산업의 역군으로 일하던 시절이 주마등처럼 떠오릅니다. 땀흘려 일하고 난 후의 뿌듯한 성취감이 참 좋았습니다. 동고동락하던 직장 동료들과의 끈끈한 정도 잊지 못합니다. 부족한 내 두 손으로 더 나은 세상을 위해 뭔가 작게나마 기여했다는 데서 오는 기쁨도 컸습니다. 그러나 반대로 지나치게 빡빡했던 근무 시간, 강도 높은 근무 조건으로 힘겨워하던 기억도 생생합니다. 상습 피로, 수면부족으로 졸린 눈을 비비며 힘겹게 출근하던 기억들도 떠오릅니다. 마치 큰 시스템 속의 부속품이 된 느낌도 잊지 못합니다. 좀 더 충실하고 모범적인 직원으로 살지 못한 송구함도 큽니다. 이땅의 많은 근로자들이 직장에서 보내는 시간을 통해 하느님을 만나고, 자기를 실현할 수 있는 기쁨의 시간이 되길 기도합니다. 그렇게 되기 위해 어느 한쪽의 일방적인 노력만으로는 불가능합니다. 노사(勞使) 양측의 부단한 대화와 경청, 상호 이해와 배려를 위한 무한한 노력이 필요합니다. 오늘날 많은 근로자들, 아버지들이 그러하듯 요셉 성인도 하루하루 성실하고 근면한 노동으로 성가정의 생계를 책임지셨습니다. 무엇보다도 그는 자신이 맡은 일에 충실했습니다. 자신에게 매일 주어지는 일들을 진지하고도 과묵하게 해나갔습니다. 특히 요셉 성인은 하루 종일 일을 하면서도 기도의 끈을 놓지 않았습니다. 묵묵히 목재를 손질하면서도 자신의 인생 여정, 신앙여정 속에 담겨있는 하느님의 뜻을 지속적으로 찾아나갔습니다. 결국 그는 일하면서 기도했습니다. 다시 말해서 일을 기도화했습니다. 요셉 성인은 마리아와 더불어 하느님의 인류구원사업에 대단한 기여를 하신 분들입니다. 그러나 복음사가들은 한결같이 요셉 성인에 대해서 입을 다물고 있습니다. 어떻게 보면 복음서 안에서 요셉 성인은 거의 '투명인간' 취급을 당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대체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요? 그만큼 요셉 성인은 과묵하고 진중한 사람이었습니다. 선천적으로 충직하고 단순한 사람이었습니다. 아무 말 없이 자기 길을 충실히 걸어가던 의인이었습니다. 생각만 해도 든든한 동반자 요셉 성인이 있었기에 마리아도 짙은 안개 속 신앙여정을 충실히 걸어갈 수 있었습니다. 아기 예수님의 잉태 이후 마리아가 넘어야 할 산은 끝도 없이 펼쳐졌습니다. 당혹해하는 부모에게 뭐라 제대로 설명할 수도 없었습니다. 불러오는 배를 부여잡고 따가운 이웃들의 시선과도 맞서야 했습니다. 만삭의 몸을 이끌고 나자렛을 떠나 베들레헴으로 길을 떠나야 했습니다. 그뿐입니까? 마굿간 탄생, 이집트로의 피신, 소년 예수님의 돌출 발언, 예수님의 출가, 그리고 들려오는 좋지 않은 소식들, 결국 십자가 죽음... 정녕 마리아의 한평생은 길고도 험난한 고행 길이었습니다. 때로 고독하고, 때로 시련의 가시밭길이었습니다. 때로 가야할 길이 너무나 아득해 그만 주저앉고도 싶었을 것입니다. 다행히 마리아 곁에는 요셉 성인께서 언제나 든든한 보루요 언덕처럼 서 있었습니다. 다행히 마리아 옆에는 '나보다 더 나를' 아끼고 사랑해주던 요셉 성인이 언제나 '경계태세'를 늦추지 않고 있었습니다. 마리아와의 기이하고 특별한 '동거생활'을 해나가던 요셉 성인의 그녀를 향한 감정은 참으로 복잡 미묘했을 것입니다. 때로 사랑하는 약혼녀를 하느님께 '강탈당한'것에 대한 야속한 마음이 들었을 것입니다. 때로 무거운 십자가를 홀로 지고 가는 마리아에게서 깊은 연민의 정을 느꼈을 것입니다. 때로 '지금 대체 내가 뭐하고 있는 건가?' 하는 자괴감에도 빠져들었을 것입니다. 때로 마리아를 향한 강한 부성애와 보호본능을 느끼기도 했을 것입니다. 따지고 보니 이 세상 그 누구보다도 마리아를 마음 깊이 사랑했고 흠모했던 분이 요셉 성인이셨습니다. 그런데 그 사랑은 누구나 다 하는 통속적인 사랑이 결코 아니었습니다. 유효기간이 그리 길지 않은 인간적인 사랑도 아니었습니다. 그 사랑은 지고지순한 영적인 사랑, 헌신적인 신적 사랑, 아가페적인 불멸의 사랑이었습니다. 살레시오회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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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자백광열

등록일2018-05-01

조회수1,0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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