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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20일 사순 제3주간 수요일

3월20일 [사순 제3주간 수요일] “이 계명들 가운데에서 가장 작은 것 하나라도 어기고 또 사람들을 그렇게 가르치는 자는 하늘나라에서 가장 작은 자라고 불릴 것이다.” <제일 힘든 게 뭐지요?> 저희 같은 수도자들에게 사람들은 자주 질문합니다. 살면서 제일 힘든 게 뭐냐고, 사실 바깥에 사시는 분들에 비교한다면 그리 힘든 것은 없지만, 또 헤아려보니 꽤 있네요. 자연을 거슬러 홀로 살아야하는 것 물론 어려운 일입니다. 늘 ‘없이’ 살아야하는 것도 사람을 의기소침하게 만듭니다. 늘 장상에게 자신을 드러내 보이며 살아야하는 것도 만만치 않은 일입니다. 그러나 제 개인적으로 더욱 만만치 않은 일이 한 가지 있습니다. 마치 밀물썰물이 드나들듯 공동체 형제들과의 관계 안에서 다가오는 상처들을 수시로 극복해내는 일이야말로 가장 큰 부담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형제들에게 한 가지 질문을 해봤습니다. 공동체 형제들 상호간에 가장 바라는 바는 무엇이냐고. 그것은 결코 큰 것이 아니더군요. 그 누구도 형제에게 예수님의 가르침을 따라 ‘목숨 바칠 것’을 요구하지 않았습니다. 큰 희생, 큰 포기를 바라는 것도 아니었습니다. 큰 선물을 바라지도 않았습니다. 대단한 변화, 일취월장하는 것을 바라지도 않았습니다. 그저 필요할 때 조용히 도와주는 작은 친절 한번, 내가 싫어하는 행동을 하지 않는 것, 상처 주는 말 제발 하지 않는 것, 내 마음을 한번 헤아려주는 것, 아플 때 한번 들여다봐주는 것, 괜찮냐고 한번 물어봐주는 것... 주로 이런 것들이더군요. 가정을 꾸려나가는 형제자매님들도 마찬가지겠지요. 배우자 간에 진정 바라는 바는 큰 것이 아닐 것입니다. ‘천지개벽’을 바라지 않습니다. 어제와는 완전히 딴판인 ‘새로운 인간’을 바라지도 않습니다. 꿈같은 변화, 동화 같은 반전을 기대하지 않습니다. 그저 나쁜 습관 제발 좀 고치는 것, 욕 한번 덜 하는 것, 아침부터 ‘재수 없게’ 인상 구기지 않는 것, 말 한마디라도 따뜻하게 해주는 것... 이런 것들을 바라십니다. 가까운 사람을 위해 작은 희생 한번 하기 두려워하는 사람, 죽었다 깨어나도 벗을 위해 목숨을 바칠 수 없습니다. 이웃을 위해 작은 친절 한번 행하지 않는 사람이 절대로 큰일을 이룰 수 없습니다. 작은 고통 한번 제대로 참아내지 못하는 사람이 절대로 순교의 영광을 차지할 수 없습니다. 세상만사는 모두 서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작은 것들은 늘 큰 것들과 연결되어 있습니다. 우리 각자는 서로에게 연결되어 있습니다. 이런 우리는 또한 크신 하느님과 연결되어 있습니다. 하느님 앞에는 모든 것이 다 소중합니다. 작은 것이라고 해서 적당히 넘긴다면, 하찮은 일이라고 해서 신경 쓰지 않는다면, 별 것 아닌 사람이라고 해서 소홀히 여긴다면, 작은 계명이라고 해서 밥 먹듯이 어긴다면 우리는 하느님께 큰 누를 끼치게 되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우리의 하느님은 작은 것을 아주 중요하게 여기시는 ‘작은 하느님’이시기 때문입니다. 바깥에서는 대단한 사람, 외부 사람들에게는 그럴듯한 사람으로 비춰지지만, 안에서는 별로인 사람, 가까운 사람들과의 관계는 소홀히 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부끄러운 일입니다. 반면에 이런 수도자들도 계십니다. 거의 바깥으로 나가지 않습니다. 한 평생 조용히 형제들 안에서 기뻐합니다. 겸손하게 작은 소임들을 통해 형제들에게 봉사합니다. 작은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시는 하느님께서 정녕 기뻐하실 수도자의 삶입니다. 살레시오회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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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자백광열

등록일2019-03-20

조회수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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